주역 8괘(卦)의 생성
나는 누구일까요? 내가 존재하는 이 우주는 도대체 무얼까요?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걸까요?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요? 셀 수 없는 무수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누구나 그래왔듯이 우리는 숱한 날을 생각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복잡다단하고 무한무량한 우주 삼라만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주의 한구석 먼지보다도 더 먼지 같은 극미세한 지구에 사는 한 개인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주를 그리고 인간을 어떻게 규정하고 이해해야 할까요. 우선 우주를 몇 개의 개념으로 개략화시키는 방법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몇 개의 카테고리로 범주화하는 것이죠. 미세한 것 하나하나를 분석한다는 것은 무한무량한 행성 하나하나를 세는 것과 같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숫자를 세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주역(周易)은 우주삼라만상을 「「건(乾)·태(兌)·리(離)·진(震)·손(巽)·감(坎)·간(艮)·곤(坤)」이라는 8개의 괘상으로 간략화시키고 있습니다. 지구상의 만물을 8개로 범주화(category)한 것이죠. 이것은 「전체와 부분」이라는 하이젠베르크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체 속에 부분이 있고 부분은 곧 전체와 같다는 이론입니다. 나의 일부분인 유전자 세포 하나를 떼어 내 나라고 하는 전체를 똑같이 복제하는 현대 과학도 가능한 이론입니다. 신라의 의상대사는 이것을 일중다 다중일(一中多 多中一)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역은 계사전에서 '역여천지준(易與天地準)'이라하여 '역(易)은 천지(天地)와 똑같다' 라고 정의를 내리고있습니다. 지구는 곧 우주의 축약인 셈이죠. 우리는 지구를 앎으로써 우주를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아무튼 주역의 8개의 괘상을 이해하면 우주삼라만상의 복잡다단한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우주의 창조원리, 그리고 나라고 하는 존재의 이유도 탐구할 수가 있습니다.
괘상은 3개의 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음효(--)와 양효(ㅡ) 2개로써 3효로 구성된 8개의 괘상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현대물리학인 양자역학은 물상의 근원으로 들어가면 결국 음과 양의 대칭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음양의 대립과 상호작용을 통하여 원자를 형성하고, 원자는 분자를, 분자는 물질을, 그리고 물질은 생명을 잉태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림을 보면 팔괘도 내부의 태극문양은 음과 양을 의미합니다. 즉 빨간색은 양효(ㅡ), 파란색은 음효(--)를 상징하죠. 이 음양의 상호대립과 상호작용을 통해 음효와 양효로 이루어진 다양한 괘상 8개를 생산합니다. 이것이 바로 복희팔괘라고 하는 동양철학의 근간이 되는 주역의 시작점입니다.
이 8개의 괘(소성괘)를 상하로 중첩시키면 6개의 효로 이루어진 대성괘가 만들어집니다. 3효로 이루어진 8개의 복희팔괘가 본체라면, 6효 이루어진 대성괘는 모두 64개로서 작용을 의미합니다. 즉 팔괘가 우주의 기본요소라고 한다면, 64괘는 그 기본요소가 상호작용을 통하여 만물의 변화를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역 계사전은 이것을 다음처럼 표현하고 있습니다.
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
八卦定吉凶 吉凶生大業
역에 태극(1)이 있으니, 이것이 양의(2)를 내고, 양의가 사상(4)을 내고, 사상이 팔괘(8)를 내니, 팔괘가 길흉을 정하고, 길흉이 대업을 생하도다.
이것을 수리로 표현하면 1-2-4-8이 되고 더 나아가면 16-32-64로 이어지면서 64괘로 확장이 됩니다. 잘 보면 2진법 수리가 드러나는 것을 알 수가 있죠. 주역에서는 이 수리적 원리를 가일배법(加一倍法)이라 하고 있습니다. 즉, 무극(無極)이라는 혼돈에서 태극(太極)이라는 상반된 성질의 음양(陰陽)으로 분별되고, 대립인자인 음양은 대립과 상호작용을 통하여 만물의 상(象)인 사상(四象)을 낳고, 음효와 양효 2개의 효로 이루어진 사상은 팔괘(八卦)를 생함으로써 만물만상은 8개의 카테고리로 범주화됩니다.
태극은 음양이 동등하게 나뉘어 상호작용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괘상의 하나하나는 음양이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양효 12개, 음효 12개로 완전한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주의 다양한 양태는 8괘를 상하로 중첩시킨 64괘로써 복잡다단한 모습으로 드러나지만, 64괘를 구성하는 음효와 양효의 수는 음효 192개 양효 192개로서 전체 384개를 균등하게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라이프니츠가 송대의 소강절 선생이 발견한 이 주역의 생성원리를 보고 컴퓨터의 기본원리인 이진법을 창안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죠. 아무튼 음과 양으로 형성된 주역8괘는 무한한 우주 삼라만상을 개략한 것으로서 8괘를 중첩시킨 64괘의 작용을 통해 우리는 우주를 읽고, 사시의 변화를 읽고, 인간의 생로병사의 길흉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주역을 안다는 것은 우주를 아는 것이고 우주 속의 나 자신을 아는 것이지요. 주역은 하느님이 주신 보물입니다.
다음 글은 '역학의 갈래-사주명리'로 이어집니다.
역문선원(易門仙院)
이산(頥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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