否之匪人비지비인
天地(上下)가 막히니 비인匪人이로다
天地否(천지비)괘
天 ☰ 乾
地 ☷ 坤
양☰은 위에서 상향하고 음☷은 아래에서 하향하니 서로 통하지 못하고 상호작용함이 없다. 음양이 서로 등을 돌리는 상으로 서로 사귐이없으니 만물이 나오지 못한다. 천지가 교감하지 않으매 천지의 도가 바로 서지 않으며, 음양이 작용하지 않으매 인도(人道)가 나오지 않는다. 인(人)은 만물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비인(匪人)은 만물(萬物)의 상징으로 음양이 서로 막혀 통하지 않으니 만물(人)이 나오지 못함을 뜻한다. 비(否)괘에서 태(泰)괘로, 태(泰)괘에서 비(否)괘를 오가며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이치에 따른 만물의 순환을 의미하니 만물이 나오지 못함은 인도(人道)가 나오지 못함을 뜻하는 것이다.
사람이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의 완성은 도덕적 인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선악(善惡)의 틀로 바라보는 지구적 문명의 관점은 태극(太極)에서 보면 극히 일부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도(道)라 함은 지구문명을 이룬 인간문명의 상징적 산물이요, 우주천하를 놓고 본다면 지구 외의 다른 외계문명에서는 인도(人道)의 표현하는 바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천지가 서로 통하고 사귀어 만물을 내고, 또한 화생(化生)된 만물은 그 생존방식과 존재의 의미를 환경에 따라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정의한다. 그러므로 인도(人道)의 크기와 범위는 지구적 문명하에 있는 인간의 좁은 관점으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의 문명적 가치를 넘어 우주로 나아가면 태극지도(太極之道)의 발현은 지구에서와는 달리 다른 가치로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 다만 음양(陰陽)이 서로 불통(不通)하면 사상(四象)이 나오지 못하고 팔괘(八卦)가 펼쳐지지 않으니 64卦가 일어나지 않는다. [否之匪人]이란 이를 말함이다.
도(道)를 추구하는 자는 道의 의미에 갇히고, 선(仙)을 추구하는 자는 仙의 의미에 갇히게 되며, 불(佛)을 추구하는 자는 佛에 갇힌다 또한 신(神)을 쫓는 자는 神의 규정에 구속되니, 인간의 이성은 불완전한 과정이다. 그러한 용어는 태극(太極)이 만물을 내고, 문명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태극이 드러내는 자신의 외관에 불과하다. 태극은 문명에 따라 드러내는 모습을 달리하니, 그 문명 속에서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문화적으로 합의되어 서로 녹아 든 가치의 틀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그 태극의 본(本)을 각(覺)할 수 없다. 태극이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니 그것을 道, 仙, 佛, 神, 理, 氣 등의 이름으로 한정하는 것은 오히려 그 의미에 자신을 가두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니, 단지 그것이 전일적(全一的) 하나(一)라는 것을 깨달을 때 지구문명의 가치를 넘어 우주로 나아가는 정신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궁극적 의미의 해탈이란 태극이라는 있는 그대로 원석을 마주하는 것이다. 걸림 없는 무극의 바다에 나(我)를 던지라.
역문선원
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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