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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득 다가온 오늘이 새삼 눈에 들어온다.
항상 보아온 오늘인데
오늘은 오늘이 너무 새삼스럽다.
창문 너머 안개 서린 먼 산도 새롭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도 새롭다.
지나온 어제만을 생각하며 고뇌했고
내일을 바라보며 걱정만 했을 뿐
오늘은 생각도 못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고
오늘과 내일이 다르지 않건만
내 눈은 내일만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구나.
담자락 밑 빨간 패랭이꽃은
오늘도 바람에 흔들리는데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바라보며
허공을 떠도네.
어제도 오늘이고
내일도 오늘이고
영겁의 시간은 항상 그 자리이건만
나는 왜 이리 하루를 분주히 움직이는가?
이 자리 가만히 앉으면
어제와 내일이 함께하고
영겁의 세월도 다가와 앉는다.
오늘 이 자리 앉아
영겁(永劫)을 동무삼아
영원(永遠)을 유람하노라.
20081115 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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